운전면허를 따고 3년 동안 저는 고속도로를 한 번도 타지 않았습니다. 사실 일반도로도 잘 못 해서 고속도로는 꿈도 못 꼈거든요. 하지만 작년 여름 휴가 때 대구 친지 집에 가야 하는데, 남자친구가 하루 종일 운전하기는 힘들다면서 처음으로 고속도로 타볼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건 차선변경이었습니다. 일반도로에서도 차선변경을 제대로 못 하는데,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가면서 옆 차를 확인하고 핸들을 꺾는다는 게 제대로 상상이 안 갔거든요. 제 차인 더 뉴 K5 타고 도로에 나갔다가도 한 2분 안에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곤 했어요 ㅋㅋ.
5월에 여행 계획이 확정되면서 '이제 진짜 배워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인터넷 검색해 보니 고속도로 운전 전문 학원들이 있었습니다. 동작이나 강남 쪽에서 찾았는데, 3일 패키지가 35만원에서 50만원 정도였어요.
저는 결국 동작의 초보운전연수 전문가라고 한 곳을 선택했습니다. 상담할 때 '고속도로 전혀 처음이다'라고 했더니, 첫 날은 동작 도로에서 기본기를 다지고, 둘째 날은 고속도로 진입로 없는 곳에서 속도감에 익숙해지고, 셋째 날은 실제 진입로와 차선변경을 하는 커리큘럼이었습니다. 가격은 40만원이었습니다.
1일차는 동작 도로에서 차선변경 기초를 배웠습니다. 사이드미러 확인, 백미러 확인, 방향 깜빡이 켜고 3초 기다리기, 그리고 천천히 핸들 꺾기. 선생님이 '고속도로는 차선변경 한 번이 생명인데, 기초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사이드미러를 확인하고 고개를 뒤로 돌려 사각지대를 확인하는 과정이 너무 길었어요. 선생님이 '이게 길게 느껴지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이 정도의 여유가 생명입니다'라고 했거든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갈 때도 차선변경 자세로 접근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2일차는 남부순환로에서 고속도로처럼 차선 여러 개가 있는 도로에서 연습했습니다. 처음엔 50km 속도로 시작해서 점점 80km까지 올렸어요. 속도가 올라갈수록 심장이 철렁거렸는데, 선생님이 '느낌이 무서운 게 정상입니다. 그 느낌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해요'라고 하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미러를 보고 차선변경하다 갑자기 뒤에서 경적이 울렸을 때예요. 제가 깜짝 놀라서 핸들을 틀었는데 선생님이 '차분해요. 지금 차가 없는지 다시 확인해보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중에 제가 '선생님 옆이라 다행인데, 혼자였으면 깨졌을 것 같아요'하니까 웃으시면서 '그래서 우리 같이 배우는 거예요'라고 하셨어요.
3일차는 실제 경부고속도로 서울 나들목에 진입했습니다 ㅠㅠ. 처음 진입로에 들어갔을 때 속도가 얼마나 빨리 올라가는지 몰랐거든요. 가속페달을 톡 밟기만 해도 속도가 100km까지 갔어요. 선생님이 '가속페달은 조심스럽게 밟으세요. 조금씩, 조금씩. 그리고 좌측 차선으로 옮길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차선변경할 때 가장 무서웠던 부분은 뒤에서 오는 차를 못 본다는 불안감이었어요. 근데 선생님이 사이드미러를 한 3번 봐도 된다고 했거든요. 한 번만 봐서 놓친 차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 말을 듣고 좀 마음이 놓였습니다.
마지막에는 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했습니다. 요금소에 들어갈 때도 차선변경처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총 3시간을 고속도로에서 운전했는데, 나올 때는 정말 다리가 떨렸습니다 ㅋㅋㅋ.
수업 비용 40만원이 그때 당시에는 좀 비싸다고 느껴졌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 가격 때문에 6월에 대구 여행을 혼자 절반쯤 운전해서 갈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차선변경하면서 '아, 이게 선생님이 가르쳐 준 움직임이지'하면서 수업이 자꾸만 떠올랐어요.
이제는 고속도로를 타면 처음 1시간은 긴장하지만, 1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집니다. 내돈내산이지만 정말 받길 잘한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한테도 추천해 줬는데 '너 이게 뭐에 좋은지 설명 좀 해봐'라고 할 때 '고속도로 가본 친구라면 받아야 할 수업'이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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