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장보기도 혼자 해요

임다현

30살 되던 해에 드디어 운전면허를 따기로 마음먹었어요. 사실 20대 내내 미뤘던 거거든요. 근데 요즘 마트를 가려면 항상 엄마를 졸라야 했어요. 강남역 근처 이마트에 가고 싶어도 못 가고, 청담동 홈플러스도 맨날 택시로만 가곤 했어요.

가장 심했던 게 일요일 장보기였어요. 많이 사면 뭘 들고 와, 무거워서 못 들고 와, 이러다 보니까 자주 못 가는 거 있잖아요.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자꾸 외식하게 되고.. 솔직히 성인 여자인데 이 정도도 못 하는 게 너무 답답했어요. 그래서 올해는 무조건 면허를 따고 혼자 차를 타겠다고 결심한 거였어요.

면허증은 따 놨으니까 이제는 운전 연수가 필요했어요. 초보 운전자들 대상으로 하는 수업들을 검색해보니까 진짜 많더라고요. 강남에만 해도 운전 학원이 수십 개였어요. 후기들을 읽어봤는데 어떤 곳은 강사가 너무 무섭다고, 어떤 곳은 너무 비싸다고 했어요.

결국 내 친구 언니 추천이 제일 도움 됐어요. 그 언니도 작년에 같은 학원에서 배웠다면서 "강사 분이 진짜 친절하고, 강남역 근처라 가기 편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강남 운전 연수원으로 정했어요. 위치가 진짜 좋았어요. 강남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였으니까요.

운전연수 후기

첫 수업 날은 완전 떨렸어요. 아침 10시에 예약했는데 9시 50분부터 앉아서 심장이 철렁거리고 있었어요. 강사 분이 나오셨는데 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 분이셨어요. 첫인상이 진지해 보였어요. 근데 인사를 나누니까 웃으면서 "처음인 거 알겠습니다, 편하게 생각하셔요"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날은 강남 동네 도로부터 시작했어요. 강남대로 주변의 한적한 골목길들이었어요. 핸들을 잡으니까 손에 땀이 났어요. 강사 분이 옆에 앉아서 "차선 중간에 맞춰서 천천히 가봐요" 이렇게 하나하나 설명해주셨어요. 자동차가 생각보다 크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 우회전할 때 헷갈렸는데 강사 분이 "미리 신호를 켜고, 3초 기다렸다가, 그다음에 꺾어요"라고 정확히 짚어주셨어요.

둘째 날은 강남대로 같은 큰 도로에 나갔어요. 차량이 정말 많았어요. 오후 3시쯤 갔는데도 계속 헤매는 느낌이었어요. 신호가 바뀌는 타이밍이 자꾸 헷갈렸어요. 한 번은 신호가 빨간불로 바뀔 때쯤 아직 도로 한가운데 있었어요. 진짜 심장이 철렁했어요. 강사 분이 "차선을 완전히 벗어나기 전에 무조건 신호를 확인하셔야 해요" 이렇게 차근차근 설명해주셨어요.

셋째 날에는 테헤란로 방향도 갔어요. 강남역에서 좀 더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었거든요. 이날은 아침 9시쯤 수업을 했는데 황금시간대 출근 시간은 지나고, 그래도 어느 정도 차들이 많았어요. 차선변경이 처음이었어요. 강사 분이 "옆 차가 안 올 때를 봐요, 미러도 확인하고, 신호도 켜고, 그다음에 천천히"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손에 땀이 나면서도 조심조심 차선을 바꿨어요.

강사 분과 얘기하면서 배운 게 진짜 많았어요. "초보 운전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뭘 줄 알아요? 과신하는 거예요"라고 말씀하신 게 계속 떠올랐어요. 그래서 나중에 혼자 탈 때도 느리더라도 안전하게 하려고 마음먹었어요.

사실 울산운전연수도 고민했었거든요

수원에서 운전연수 받으신 분 글도 도움이 됐어요

운전연수 후기

수업이 끝나고 일주일 뒤에 처음 혼자 차를 타고 나갔어요. 일요일 오후였어요. 목표는 강남역 근처 이마트로 장을 보러 가는 거였어요. 손이 떨렸어요, 진짜. 시동을 걸고 천천히 골목길을 빠져나갔어요. 신호등마다 멈춰 서고, 차선도 한두 번은 자꾸 삐뚤었어요.

근데 15분이 지나니까 좀 진정이 됐어요. 이마트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신기한 느낌이 들었어요. 내가 이걸 했다니. 처음엔 엄청 조심히 주차했어요. 차선이 크게 그려져 있는 구간에 가서 천천히, 천천히 집어넣었어요. 성공했을 때 차 안에서 혼자 웃음이 나왔어요.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진짜 신나더라고요. 무거운 물건도 막 담고, 가고 싶던 것도 다 살 수 있었어요. 카트 한 가득 담고 나왔는데 이제는 이걸 짐칸에 쑤셔 넣으면 된다는 게 얼마나 편한지 몰랐어요. 택시 탈 걱정도, 엄마한테 전화 할 걱정도 없었어요.

이제는 거의 주말마다 혼자 차를 타고 다녀요. 강남역, 청담동, 삼성동,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마트도 가고, 카페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요. 예전에는 절대 못 했던 거잖아요. 신호등을 만날 때도 이제는 거의 자동으로 대응하게 되고, 차선변경도 그냥 자연스럽게 해요.

운전연수 후기

물론 아직도 어려운 순간들이 있어요. 빗길 운전이나, 야간 운전 같은 건 여전히 조심스럽거든요. 하지만 그때 강사 분이 말씀해주신 말들이 생각나요.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안전이 제일 먼저"라고 했던 말요.

가장 큰 변화는 심리적인 것 같아요. 예전엔 뭔가 자유가 없는 느낌이었어요.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그런 답답함 말이에요. 이제는 일요일 오후에 갑자기 마트가 가고 싶으면 자동차 열쇠를 집으면 돼요. 진짜 그게 얼마나 좋은지 몰랐어요.

운전 연수를 받으면서 느낀 게,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었다는 거예요. 강사 분이 설명해주시는 모든 게 '왜'를 담고 있었어요. 왜 신호를 일찍 켜야 하고, 왜 천천히 해야 하고, 왜 안전이 중요한지 말이에요.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 나한테 운전면허도 없고 운전을 배우려고 고민하는 친구들한테 뭐라고 말해주냐면 "그냥 배워. 후회 안 할 거야"라고 해요. 진짜 맞아요. 지금 나는 혼자 마트도 가고, 혼자 어디든 가요. 그게 얼마나 자유로운지 모른다니까요. 30살이 되어서 처음 얻은 진짜 자유 같은 거였어요.

마지막으로 강남역 운전 연수원의 강사 분께 진짜 감사해요. 초보인 나를 차근차근 가르쳐주셨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알려주셨거든요. 이제 나도 당당하게 "나 운전면허도 있고 잘 해"라고 말할 수 있게 됐어요. 혼자 마트 장도 보고, 원하는 데 가고, 그렇게 사는 게 이렇게 좋을 줄은 진짜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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